[조정진의 건강클리닉] 추운 겨울 따뜻하게 보내는 법

입력 2023-12-03 17:47   수정 2023-12-04 00:16

갑자기 추워졌다. 인간은 일정 체온을 유지하는 항온동물이므로 추위에 노출되면 대사율을 높여 체온을 올린다. 이러한 대사에 사용되는 에너지원은 음식이다. 인체는 음식물을 섭취하면 일시적으로 대사율을 더욱 높여 신체 내 열 발생이 증가하고 체온이 올라가게 되는데 이를 특수 역원 작용이라고 부른다.

음식물을 섭취하면 혈중 포도당 농도가 높아지는데, 인체는 포도당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려고 인슐린을 분비한다. 인슐린은 포도당 대사를 증진해 전신의 대사율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특히 단백질 음식을 섭취하면 이러한 작용이 뚜렷한데 단백질을 섭취한 지 1시간 정도가 지나면 대사율이 높아져 몇 시간씩 지속된다. 따라서 식사 후에는 체온이 약간 높아져 덥다고 느끼게 되며 추위를 덜 타게 된다.

이러한 특수 역원 작용이 발생하는 이유는 의학적으로 완전히 밝혀져 있지 않다. 흥미로운 현상은 이 작용이 식욕과 관계있다는 사실이다. 우리 뇌의 시상하부에는 배부르다고 느끼는 포만중추와 공복감을 느끼는 섭식중추가 있어 식욕을 조절한다. 음식물 섭취 후 특수 역원 작용에 의해 체온이 상승하면 시상하부의 체온도 상승해 포만중추가 흥분하고 섭식중추가 억제돼 먹기를 멈추게 된다.

아마 가을철에 식욕이 왕성해지는 이유도 여름보다 체온이 낮아져 포만중추가 자극을 덜 받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 더울 때 입맛이 없는 것과는 반대다. 추운 겨울밤 야식이 생각나는 이유도 주변 기온이 내려가면 인체의 열 생산에 의한 소비가 많아져서 그만큼 에너지 섭취 욕구가 증가해서일 가능성이 있다. 이때 단백질이 많이 든 음식을 섭취하면 더 든든하고, 추위를 이기는 데 도움이 된다.

더군다나 단백질 음식은 다이어트와 체중 조절에도 도움이 된다. 음식을 섭취할 때나 하지 않을 때도 인체 내에서는 일정한 기초대사가 이뤄진다. 기초대사율은 사람마다 다른데 추운 지역에 사는 에스키모인들의 기초대사율은 다른 지역 사람들보다 높다고 한다. 기초대사량은 체중과 근육에 비례한다. 체중이 55㎏인 사람이 1시간 걸으면 264㎉를 소모하는 데 반해 75㎏인 사람은 360㎉를 소모하게 되고, 근육 비중이 높으면 더 많이 소모하게 된다.

따라서 잘 먹고도 체중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려면 유산소 운동뿐만 아니라 근력 운동도 필수적이다. ‘많이 안 먹어도 살이 쪄요’라고 하는 사람은 근육이 적어 기초대사량이 적은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또한 겨울에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도 대개 근육이 적은 사람이거나 가만히 앉아만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춥다고 막 껴입으면 체온이 올라 항온동물인 인간은 열 방출을 위해 땀이 나게 된다. 땀이 식으면 피부 체온을 빼앗겨 오히려 등이 서늘한 오싹한 한기를 느낀다. 그러니 춥다고 웅크리지 말고, 열심히 움직이고, 고기가 많은 따뜻한 밥 한 끼를 먹는 게 추운 겨울에 보약이다.

조정진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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